1.
오래 전 한국 불교 총림(叢林)에서 돈오점수(頓悟漸修)와 돈오돈수(頓悟頓修) 논쟁이 있었다. 성철스님이 조실로 계신 해인사는 '돈오돈수'를 주장했고, 고려시대 보조 지눌스님의 선풍(禪風)을 이어받은 송광사는 '돈오점수'를 주장했다. 다행히 논쟁은 학술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그로 인해 두 사찰이 갈등하거나 대립하지는 않았다.
어느 종교학 교수 한 분이 달라 라마를 만나서 돈오점수와 돈오돈수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물어보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그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고통을 받고 있는 중생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 어떤 도움을 줄 것이냐? 어떻게 구원할 것이냐? 이것이다." 라고 답했다고 한다.
2.
기독교에서는 역사적으로 삼위일체설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논쟁은 신학적으로 가벼운 논쟁이 아니었다. 삼위일체설을 믿지 못하거나. 다른 견해가 있을 때는 가차없이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 논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한국 개신교에서는 전통적인 삼위일체설에 조금이라도 다른 해석을 하는 교단이나 목회자는 '이단'으로 배척되고 있다.
퀘이커는 영국의 국교에 대항해서 생겨난 청교도로 개신교의 일파이지만 삼위일체 교리를 갖고 있지 않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퀘이커에 몸 담아온 한 분은 삼위일체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가끔 퀘이커는 삼위일체를 믿습니까?' 라고 묻곤 합니다.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신앙에 따라 삼위일체설을 믿는 사람도 있고, 삼위일체설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데 있어 삼위일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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