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읽다

마을 대장장이

지금 여기서 이렇게 2015. 9. 22. 11:14

나뭇가지를 쫙 펼친 밤나무 아래

마을 대장간이 서 있다네

대장장이, 그는 크고 억센 손에

힘이 장사라네

근골이 억센 그의 팔뚝 근육은

무쇠 테처럼 강하다네


그의 머리는 기다란 검은 곱슬머리

그의 얼굴은 구리빛

그의 이마는 정직한 땀으로 젖어 있다네

그는 힘껏 일해 돈을 벌고

그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았기에

온 세상을 똑바로 쳐다본다네


한 주가 시작될 때부터 한주가 끝날 때까지

아침부터 밤까지 그의 풀무질 소리가 들린다네

저녁 해가 나지막이 떨어질 때

교회지기가 마을의 종을 울리듯이

장단에 맞춰 천천히 

그가 무거운 망치를 휘두르는 소리가 들린다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이

열린 문으로 그 안을 들여다본다네

아이들은 시뻘겋게 타오르는 용광로를 보고

으르릉거리는 풀무질 소리를 듣고

타작하는 마당에 튀는 쭉정이처럼 

날아가는 불꽃을 잡는 것을 좋아한다네


대장장이는 일요일에 교회에 가서

아이들 사이에 앉는다네

그는 교구 목사의 기도와 설교를 듣고

마을 합창단에서 놀래하는 

딸의 목소리를 들으며

흐뭇해한다네


그에게 딸의 노랫소리는 천국에서 노래하는 

그 애 엄마 목소리처럼 들리기에!

그녀가 무덤 속에 어떻게 누워 있는지

그는 아내를 다시 생각하며

딱딱하고 거친 손으로 

눈에서 눈물을 훔쳐 낸다네


열심히 일하고 - 기뻐하고 - 슬퍼하면서

그는 앞을 향해 살아간다네

아침마다 일을 시작하고

저녁마다 일을 끝낸다네

일을 시작하고, 일을 끝마치고

밤의 휴식을 번다네


고맙고도 고마운 그대, 내 귀중한 친구여!

그대는 교훈을 가르쳐준다네

저렇게 시뻘겋게 타오르는 인생의 화로에서

우리의 행운은 이루어지고

저헐게 소리 울리는 모루 위에서

불타는 행동과 사고가 각기 형성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 헨리 롱펠로, Henry W. Longfellow (1807 ~ 1882) -


출처 :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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