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빅뱅은 중력법칙 따라 발생… 인류 존재는 자연발생적"
영국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68)가 우주는 신(神)에 의해 창조된 게 아니라는 주장을 내놨다.
호킹 박사는 오는 9일 출간될 새 책 '위대한 설계(Grand Design)'에서 우주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빅뱅(우주의 대폭발)'은 신의 개입으로 이뤄졌다기보다 중력의 법칙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력과 같은 법칙이 있기 때문에 우주는 무(無)로부터 스스로를 창조할 수 있다"면서 "우주와 인류의 존재는 '자연발생적인 창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청사진에 (우주의) 설계도를 그려넣고 우주를 작동하게 하는 데 반드시 신의 도움이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우주는 혼돈으로부터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다(신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이작 뉴턴의 믿음이 무너지게 된 첫 계기는 1992년 태양계와 흡사한 행성 체계가 발견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구를 있게 한 조건들의 절묘한 일치가 더 이상 놀랄 만한 일이 아니게 됐고, 지구가 인간을 위해 설계됐음을 주장하는 근거도 희박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끈이론(string theory·만물의 최소단위가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이라고 보는 물리 이론)의 일종인 'M-이론'이 우주의 탄생원리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M-이론은 아인슈타인이 찾고자 했던 통일 이론"이라고 말했다. 통일 이론은 중력·자기력·약력·강력 등 자연계의 4가지 힘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는 이론.
호킹 박사는 1988년 '시간의 역사'라는 저서에서 "우리가 완전한 이론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인간 이성의 궁극적 승리가 될 것이며 그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근년 들어 "과학이 (종교를) 이길 것", "교황이 신의 영역을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같은 발언으로 무신론에 경도된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외계인은 존재한다. 외계인과의 섣부른 접촉은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는 파격적인 발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선일보 (2010.9.3)
2. 유신론자들 “호킹 무신론 과학적 허점”
“우주는 신이 창조하지 않았다.”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 한마디에 지구촌이 시끌벅적해졌다. 또다시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풀리지 않는 논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호킹 박사가 새롭게 꺼내 든 무신론은 전 유럽 언론 뿐 아니라 미국,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대부분의 언론이 비중 있게 보도했다.
유신론자들은 당장 호킹 박사가 전문 분야가 아닌 분야에 대해 근거 없는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면서 그의 ‘월권’ 행위를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수학자이면서 채플목사인 존 레넉스 교수는 3일(현지시간) 일간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호킹의 주장은 명백히 틀렸다.”면서 “호킹은 신 없이는 우주에 대해 결코 설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신이 아니라 중력의 법칙에 의한 빅뱅으로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제트기의 엔진은 물리적 법칙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를 맨 처음 개발할 때에는 개발자의 창의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예를 들면서 우주가 중력의 법칙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중력의 법칙은 누가 고안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세인트매리대의 신학교수인 로버트 배런 목사는 “호킹 박사가 물리 이론을 설명한다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지만, 종교와 철학에 대한 그의 지식은 대학 신입생 수준에 불과하다.”고 그의 주장을 깎아내렸다. 그는 또 “중력이 있기 때문에 우주는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는 주장에는 이미 중력의 법칙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없는(nothing) 상태가 아니며, 과학적으로도 매우 큰 허점이라고 말했다.
호킹의 무신론 논쟁은 종교계를 넘어 정치 문제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인구의 90%가 로마가톨릭교를 믿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콜롬비아에서는 호킹의 발언을 국민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콜롬비아 리포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오도네즈 감찰관은 “호킹은 신의 존재를 악의적으로 왜곡했고, 콜롬비아 국민의 신앙을 모욕했다.”면서 정부에 그를 외교 기피인물로 지정할 것을 건의했다.
일반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영국 런던의 대학생 티머시 캠벨은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은 모든 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라며 “호킹의 이론을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그가 학계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인물인 만큼 충분한 근거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실한 성공회 신도라고 자신을 밝힌 주부 앨리스 포그는 “이전에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어 봤는데, 뭔가 논리를 짜맞춘 느낌을 받았다.”면서 “호킹의 저서가 출간되면 그에 대한 합당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판단을 미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호킹의 주장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온라인 사이트를 열어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3일 오후 현재 호킹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답변이 86.8%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서울신문 (20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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