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쇠고기를 몇 번 먹지 않는 나로서는 사실 '광우병'에 대한 관심이 별로 크지 않다. 안 먹으면 되니까. 먹는다 해도 어쩌다 조금 먹는 것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다른 국민들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분노하고 있는 것은 광우병이 아니라, 미국에 가서 비굴하게 그들의 입맛대로 모든 것을 양보해 버린 대통령에게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정권에서는 수입 개방이 안된다고 주장하던 관리들이 정권이 바뀌자 하루 아침에 자신들의 영혼을 버리고 수입 개방에 앞장을 서고 있는 것을 보면 착잡한 심정을 가눌 길 없다. 더구나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모두 지난 정권의 탓으로 미루는 것을 보면 역겨워진다.
이는 임진왜란 이후 지금까지 이어온 집권층의 형태일 것이다.
이번 파동에서 얻은 소득이 있다면, 소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던 나로서는 이번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알은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1. 미국에서 사육되는 소는 3억마리 정도 이다.
-> 미국 인구에 비해 이렇게 많은 소가 사육되고 있는지 몰랐다.
2. 미국에서는 1년에 약 7천만 마리의 소가 도살된다.
-> 인류가 지난 세계 1, 2차 대전에서 죽은 숫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3. 도살되는 소의 95% 정도는 생후 20개월 미만되는 어린 소이다.
-> 그 전까지 나는 소가 태어나 새끼를 낳고, 사람과 같이 밭일을 하고, 그러다 늙으면 식용으로
도축되는 줄 알았다. 태어나 오직 인간의 먹이로 사육되다가 20개월이란 꽃다운 어린 나이에
대부분의 소들이 생을 마감하는 줄은 몰랐다.
4. 암소가 태어나 새끼를 한번 낳으면 24개월 정도의 나이가 되고, 두번째 새끼를 낳으면 34개월 정도
의 나이가 된다.
-> 우리가 당초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소들을 받기 위해서 인 것 같다.
5. 쇠고기 1파운드를 얻기 위해서는 곡물 16파운드가 소모된다.
-> 미국 사람들은 곡물을 재배하여 쇠고기로 바꾸어 먹는 셈이다.
6.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70%는 가축 사료로 사용된다.
7. 가축사료로 사용되는 곡물을 인류가 먹는다면 아프리카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다.
8. 우리나라의 법에는 소를 도축해서 냉동창고에 1년까지 보관할 수 있다.
-> 우리 국민들은 몇 개월 전에 죽은 소를 차디 찬 냉동고에 보관해 놓고 그 살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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